서론
올초에 작성했던 2023년에 대한 회고이다. 이 시기이 이직의 고민이 컸던 시점인데 회고록에 고스라니 고민이 녹아있다.
1. 컴포트존 벗어나기
당시 전 직장은 사업의 정체기에 접어든 시기였습니다. 고공행진하는 금리는 부동산 도메인 스타트업에 악재였습니다. 상황이 급속도로 나빠지면서 신뢰를 쌓아왔던 동료들이 하나 둘 이직했고 이 시기에 공허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맡고 있던 제품에서도 뚜렷한 로드맵이 보이지 않아 이직을 결심하고 4월 21일쯤 퇴사했습니다. 번아웃이 오기도 했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낀 시기였습니다. 이직은 꽤 자신있었습니다. 조직에서도 인정받고 있었고 전투적으로 커리어를 수집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에는…)
2. 자신있던 구직여정 하지만 녹록지 않았다
4월 한달간 재충전을 하고 구직에 뛰어들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팔짱끼고 거만한 얼굴로 기업의 조건을 따지고 있었습니다만... 대략 10번 쯤의 구직 과정을 통해 현실을 파악하고 태세를 바꿨습니다. (이 시기에 슬슬 편의점의 가격표를 보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돌이켜 패착(?)을 생각해보면 우선 달라진 시장 상황에 대해 간과했고 기업에 어떤 가치를 어필해야 하는 지에 대해 좀 더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알고리즘, 컬쳐핏, 코딩 테스트 등의 단계에서 고배를 마셨습니다. 저는 이제 미드급 개발자의 연차가 되어있었고 기업은 그에 준하는 결과물을 원했습니다. 재직중 조직과 팀에 어떤 가치를 제공했었는지 묻는 질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무엇무엇을 개발했고 뭘 할 줄 안다는 말이 전부였던 것 같습니다. 대게의 면접은 어떤 가치를 지향하고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어떤 행적을 남겼는가? 를 원했던 것 같습니다. 이 과정에서 스스로 커리어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었음을 느꼈습니다.
당시에 저는 컬쳐핏을 형식적 절차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정말로 거기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의외로 이 단계에서 여러번의 탈락을 했고 어쩌면 처음으로 조직과 나의 컬쳐핏에 대해서 고민하게 됐습니다.
2.1 다시 구직을 시작하며
전반적으로 시장 상황이 악화됐고 생각만큼 수월하지 않으며 살아남은 조직들은 여러면에서 구직자를 검토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습니다. 당시에 제가 링크드인에 올렸던 글들입니다.
3. 새로운 팀에 합류후 5개월 그리고 지금
돌이켜 보니 5개월이란 시간이 지났네요.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습니다. 웹 기술로 개발되는 앱이지만 인터렉티브 요소와 네이티브적 기능이 많은 서비스의 개발은 또 새로운 도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네이티브 플랫폼 위에서 동작하기 때문에 그간의 경력에서 고려하지 않았던 것들 (하위버전 관리, 플랫폼에 따른 구현 차이, 네이티브 기능)에 대해 신경써야 했구요. 기술 스택 면에서도 적응이 필요해 한동안 퇴근하고 관련 기술을 학습했던 기억이 납니다(nextjs, 모노레포, RN)
옆자리에 앉아있던 재직 7년차 네이티브 개발자가 퇴사하고 어느 순간부터 사내에서 시니어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불리면서 커리어에서 처음 겪는 상황을 단기간에 여러 번 경험하는 요즘입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내가 지금 직장인으로서 누리고 있는 것, 이 조직에서 얻을 수 있는 것, 내가 제공하는 가치, 조직이 내게 요구하는 것들에 대해 저울질을 합니다 ㅎㅎ… 어느 순간엔 쬐끔 손해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버티면 커리어 자산이 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 순간 제 머릿속에 있는 것은 버틸만한 가치가 있는지, 내가 버틸 수 있는지 딱 두 가지 생각 뿐입니다 ㅎㅎ. 어느 한 쪽으로 저울이 크게 기울게 되면 고민은 사라질 것 같습니다.
4. 2023년의 아쉬움이 있다면?
올 한 해는 나름 빡빡하게 채워온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단 구직 기간이 예상 외로 길었구요. 이 시간이 마음 편히 놀지도 평상시에 하고 싶었던 부분에 대해 공부하지도 못했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대신 구직 과정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고 시장에서 무엇을 어필해야 하는지 재직 중 어떤 경험을 수집해야 하는 지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돌아보니 이렇다 할 추억 거리가 잘 떠오르지 않네요. 배부른 소리지만 지금 와선 아쉬움입니다 ㅎㅎ..
5. 2024년에 기대하는 것은?
얼마 전까지는 당당하고 자신있는 주니어 프론트 개발자였지만 지금은 밥 값은 하는지 스스로 궁금해지는 미드 레벨 프론트 개발자가 됐습니다.
당분간 미드 레벨로서 정착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경험과 지식을 쌓는데 집중할 것 같습니다. 리딩이나 설계 등의 경험을 많이 쌓고 싶고요. 그러기 위해서 뒷받침이 되어줄 지식도 많이 채워야 할 것 같습니다.
하이브리드 앱 환경에서 여러가지를 경험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이 조직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경험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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